猶豫
賢岩

지금 시간 04:19:56
이제 슬슬 하루 일과가 시작하고 있을때다.
갑자기 밤이 새고싶어졌다. 원래 밤이란 시간은 감정이 지배하는 시간이니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잇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눈도 오고 있으니, 이제 2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들어가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Rule이니까.

대학부 예배때 군에 들어가는 14기녀석을 보았다. 괜히 나도 모르게 씁쓸한 웃음이 난다.
내 생각이 나서일까? 아마 그럴 성 싶다. 그 녀석을 지켜보면서 나 떠날 적 생각을 해본다.
기차를 보면 무작정 떠나고 싶어했다.
그러한 까닭이었는지 떠나는 사람을 부러워하며 나도 그 대열에 끼고 싶어했던 것 같다.
가족과 나 자신의 두려움과 사랑하던 여인의 눈물. 그래도 난 떠났다.

난 어느날인가부터 연작시(連作時)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도피처(逃避處)가 없다'란 제목으로
아마도 지난 여름 방학때 군대란 문제를 생각하면서 였으리라.
난 이 시를 힘들어할때 마다 썼다. 도피처(逃避處)를 찾는 마음으로 언제나.
어차피 시 제목마냥 도피처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 시를 쓸 때 만큼은 난 도피처안에서 쉼을 누리고 있었으리라.

나도 모른 채 난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찬양팀 후배의 집에 놀러 갔었다.
그 아이와 얘기하던 중 떠나기 전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잊어가고 있던 이야기를...

어느새 주일과 일요일의 개념이 섞이고 주일 성수의 기도제목마저 사라져가고, CLT시절의 QT노트엔 제 1번의 기도제목도 군대였던 만큼 난 이것에 심각하고 민감해 하였던 것 같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혜정이 누나가 내게 소포를 보내왔다.
소포래봤자 한 달치의 대예배, 대학부 주보, 1장의 선교신문이 고작이었지만, 난 그 소포를 제일 소중히 간직할 정도로 기뻐한다.
그 가운데 노을이의 디딤돌을 읽었다. 쓴 웃음으로
'난 지금 혼자가 되는 연습을 한다.'
난 군이란 문제 이전부터  이 연습에 골몰해 했다. 서정윤님의 홀로 서기란 문제로

난 지금 판결을 받았다. 하나님께 자숙하라는 명령이리라.
2년 6개월이란 유예기간으로...


출처 : 1995년 2월 11일 토요일 제자들(명성교회 대학부 주보)
(1994년 상병휴가를 나와서 대학부 주보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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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e 賢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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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애벌레의 꿈 - 시인과 촌장

나는 빼앗긴 것이 많아서 모두 되찾기 까진 수없는 날 눈물로 기도해야겠지만
나는 가진 어둠이 많아서 모두 버리기 까진 수없는 아쉬움 내 마음 아프겠지만
나는 괴롭던 날이 많아서 이 어둠 속에서 내가 영원히 누릴 저 평화의 나라 꿈꾸며
홀로 걸어가야 할 이 길에 비바람 불어도 언젠가 하늘 저 위에서 만날 당신 위로가 있기에

끝없이 펼쳐지는 저 높은 하늘
저 하늘 위에 내 마음을 두고
슬피 쓰러져 잠들던 이 어두운 숲속에
불 밝히며 땀흘리며 그렇게 오랜 세월 기다려왔던 푸른 날개가 돋으면 날개가
이 어둠의 껍질을 벗고 이기고 나가 그렇게 목말라 애타게 그리워했던
새로운 하늘 새로운 태양
새로운 빛깔의 세계를 날아다닐
자유... 자유...
자유... 자유...
-----------------------------------------------------------


이 노래 좋아한다.
어찌보면 노래 이전에 하덕규란 사람을 좋아하기에 이 노래가 좋은 것일수도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런 말장난일수도 있긴 한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까...
알다시피 이 노래는 CCM이다. 어차피 하덕규라는 사람의 주된 것이 - 노래 선교(노래 선교라는 말이 있나?) - 그것이다.
늘 콘서트는 전도, 간증 집회였고, 지금이라고 달라지진 않을것이다.
콘서트를 가보진 않았는데 대학교 2학년때 CUSCM이라는 대학 기독교 동아리의 초청으로 학교에 오셨다.
학교에 대자보가 붙어있는 것을 보았는데, 주일에 우연히 만났길래 우리 학교에 오시냐고 여쭤보았더니 그렇다고 하면서 집회에 오라고 하셨다. 물론 돈을 내고 들어가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돈을 내고 들어갔어야하는데 그때는 그냥 들어갔다.) 멋진 무대였다. 정말로 멋진 무대였다.
무엇보다 은혜스러웠던 집회였다.
집회가 끝나고 형님이 나를 비롯하여 동아리 집행부, 세션들과 같이 밥 먹으러 갔었다.
같이 밥먹으러 가면서 은혜로왔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형님께서는 아니라고 하셨다.
타학교에서의 집회가 잘되어서 여기에서도 잘 될 것이라고, 약간 교만해했다고 말씀하셨다.
뭐 그래도 난 은혜로왔고, 감동을 받았으니 괜찮았다. 그리고 감사드렸다.
게다가 무대위에 있는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라니...난 좋았다.
공연이 끝난뒤 내려와서 위로를 원하듯 어깨동무를 한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남들이 보면 어깨가 좀 으쓱할만한 상황도 좋았고, 집회도 너무 좋았다.
아마 이젠 나를 기억하시지는 못할거다.
벌써 벌써 18년전이니까...

[이 어둠의 껍질을 벗고 이기고 나가
그렇게 목말라 애타게 그리워했던
새로운 하늘 새로운 태양
새로운 빛깔의 세계를 날아다닐
자유.............]

자유라고 외치는 그 순간....
난...이 부분에서 희열을 느낀다...
누구나의 꿈....
자유...
나도 자유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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