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좋은 건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건축이 탄생하게 된 시대와 역사와 사람들과 정신세계를 알기 전에
남들이 모두 좋다고 하기때문에 자신도 아주 손쉽게 좋다는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현실과 그 속에 내재하고 있는 리얼리티의 진실을 내팽개치고
오직 외형으로 연출된 신화를 맹목적으로 믿고 있다.
사진기술의 발달과 건축전문 사진작가들의 출현은 모든 건축잡지에 실린 건축물의 모습을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소위 '사진빨 잘 받는 건축'은 카메라 렌즈가 본 건축이지 사람이 살아 있는 건축은 아니다.
건축잡지의 건축 속에서 사람들이 배제되는 것은 건축의 순수한 면을 잘 드러내려는 의도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진 이미지의 성스러움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
건축사진은 때로는 건축가의 의도를 잘 설명해주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건축을 가상현실로 옮겨놓아서 건축을 신비화의 작업으로 이동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 사람 도시 건축 중에서 (정기용 저)

건축을 하는 사람의 블로그 또는 홈페이지에 가면 빼놓지않는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바로 "사진"입니다.
저 역시도 사진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사진을 찍어왔습니다만, 내공은 그다지 깊지은 않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나오는 건축의 모습은 약간 왜곡되어있습니다.
왜곡이란 단어가 정확하게 표현된 것은 아니지만, 왜곡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실제로 사람이 가서 봤을때 드라마속에서 보여지는 것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50mm렌즈를 표준렌즈라고 부르는데(DSLR의 크롭바디에서는 아닙니다) 이는 50mm렌즈가 인간의 눈과 가장 흡사한 각을 보여줍니다.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광각으로 건축의 내부 즉 인테리어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실내가 굉장히 넓어보이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건축잡지에서는 더합니다. 건축물 답사를 가서 사진을 찍을때 잡지속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사진을 찍습니다만, 실제로 그런 느낌이 나지는 않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건축을 보고 느끼는 바가 각자가 다르기 때문이죠.
건축잡지에 실린 건축은 건축이 아니라 이미지입니다.
건축사진은 작가인 건축가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줍니다.
일종의 CG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우리나라의 근생건물에는 입면디자인을 하지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왜냐면 입면을 해도 어차피 간판이 뒤덮을 것이기에 대충 마무리를 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건축가들은 간판이 뒤덮기전에 얼릉 사진을 찍어놓습니다.

암튼...다른 이야기로 많이 넘어갔는데...
과거 학생시설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할때 카메라에서 본 이미지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굉장한 오류이죠.
건축을 이야기하는데 사람이 빠져있다니...말도 안됩니다.
건축디자인을 할때 사람이 빠지는 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사람, 휴먼 스케일에 대한 언급은 빠지고
도시적인 스케일에서의 접근, C G내지 어떠한 이미지로 보여야한다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 철학, 논리....등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기도 합니다.

건축의 주인공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빠져서서는 건축이 성립될수 없습니다.
카메라의 건축이 아니라 사람의 건축을 해야합니다.
Posted by The 賢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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