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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2 [책] 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에쿠니 가오리의 대표적인 소설이지요.
이제 읽었습니다.
남자들은 일본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본소설은 여자의 감수성을 가졌습니다.
게다가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보니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와이프가 일본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집에 꽤 있습니다.
일본 소설외에도 여자의 감수성을 가진 책들이 꽤나 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일본소설입니다...

에쿠니 가오리를 처음 접한 것은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였습니다.
아오이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투가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준세이를 묘사한 츠지 히토나리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몇몇의 소설로 접했는데 가장 에쿠니다운 소설이 이 소설(반짝반짝 빛나는)이 아닐까 싶습니다.

호모(라고 쓰여있지만 정확하게는 호모섹슈얼HomoSexual이 맞겠지요)인 남편 무츠키와 우울증에 알콜의존도가 있는 아내 쇼코가 주인공입니다.
동성애자가 이성과 결혼을 하다니 참으로 어색합니다만 이상하게도 이 책에서는 어울립니다.
둘은 섹스만 없을 뿐 여타의 신혼부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둘이 결혼을 한 것은 자신의 삶을 그냥 지속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두사람이 서로를 방패삼아 살기위해 결혼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더이상 결혼하라는 이야기는 나오지않을테니까요.
둘이 문제가 생긴 것은 쇼코의 부모가 무츠키가 동성애자임을 알게되면서부터 입니다.
무츠키의 애인인 곤의 존재마저도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결국 무츠키와 쇼코, 그리고 곤마저도 같이 살게됩니다.(곤은 아랫집에 삽니다.)
그래서 해피엔딩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한단어로 정의 내리면 은사자입니다.
내용을 인용하자면
"무츠키, 은사자 얘기 알아?"
홍차에 럼주를 몇 방울 떨구면서 쇼코가 말했다
"그러, 피하고 살이 어쩌구 하는 얘긴가."
쇼코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아니, 라고 말한다. 아니, 전설이야.
"어어, 그래. 전설이야."
나는 안심하여 럼이 들어 있는 홍차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럼 어디 얘기해 봐, 라고 나는 말했다. 어떤 얘긴데.
쇼코의 설명에 따르면, 몇십 년에 한 번, 온 세계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흰사자가 태어난다고 한다.극단적으로 색소가 희미한 사자인 모양인데, 무리에 섞이지 목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터라, 어느 틈엔가 무리에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하지만 말이지." 라고 쇼코는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마법의 사자래, 무리를 떠나서 어디선가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하는 거지, 그리고 그들은 초식성이야. 그래서, 물론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단명한다는 거야.
원래 생명력이 약한 데다 별로 먹지도 않으니까. 다들 금방 죽어버린다나 봐, 추위나 더위, 그런 요인들 때문에. 사자들은 바위 위에 있는데, 바람에 휘날리는 갈기는 하얗다기보다 마치 은색처럼 아름답다는 거야."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말투로, 쇼코는 그렇게 말했다. 추위와 더위 때문에 죽어가는 초식성 사자!? 그런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우물쭈물거리고 있는데' 쇼코가 내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면서,
"무츠키들 은사자 같다고,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라고 말했다.

무리에 섞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리를 박차고 나온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해피엔딩입니다. 그렇지만 해피엔딩이라는 것은 주인공에게만 입니다.
우리에게는 어색한 결말입니다. 크게 나아지지 않는 삶이죠.
우리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지갑을 꺼내서 반
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샀다 반짝
반짝 빛나는 여자도 샀다 반짝반
짝 빛나는 물고기를 사서 반짝반짝
빛나는 냄비에 넣었다 반짝반짝 빛
나는 여자가 손에 든 반짝반짝 빛나
는 냄비 속의 물고기 반짝반짝 빛나는
거스름 동전 반짝반짝 빛나는 여
자와 둘이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
기를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동전
을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밤길을
돌아간다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
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을 흘리
며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는 울었다
  
                         이리사와 야스오

Posted by The 賢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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