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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7 유예(猶豫) - 15일의 휴가 그리고 2년 6개월의 군생활
猶豫
賢岩

지금 시간 04:19:56
이제 슬슬 하루 일과가 시작하고 있을때다.
갑자기 밤이 새고싶어졌다. 원래 밤이란 시간은 감정이 지배하는 시간이니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잇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눈도 오고 있으니, 이제 2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들어가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Rule이니까.

대학부 예배때 군에 들어가는 14기녀석을 보았다. 괜히 나도 모르게 씁쓸한 웃음이 난다.
내 생각이 나서일까? 아마 그럴 성 싶다. 그 녀석을 지켜보면서 나 떠날 적 생각을 해본다.
기차를 보면 무작정 떠나고 싶어했다.
그러한 까닭이었는지 떠나는 사람을 부러워하며 나도 그 대열에 끼고 싶어했던 것 같다.
가족과 나 자신의 두려움과 사랑하던 여인의 눈물. 그래도 난 떠났다.

난 어느날인가부터 연작시(連作時)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도피처(逃避處)가 없다'란 제목으로
아마도 지난 여름 방학때 군대란 문제를 생각하면서 였으리라.
난 이 시를 힘들어할때 마다 썼다. 도피처(逃避處)를 찾는 마음으로 언제나.
어차피 시 제목마냥 도피처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 시를 쓸 때 만큼은 난 도피처안에서 쉼을 누리고 있었으리라.

나도 모른 채 난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찬양팀 후배의 집에 놀러 갔었다.
그 아이와 얘기하던 중 떠나기 전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잊어가고 있던 이야기를...

어느새 주일과 일요일의 개념이 섞이고 주일 성수의 기도제목마저 사라져가고, CLT시절의 QT노트엔 제 1번의 기도제목도 군대였던 만큼 난 이것에 심각하고 민감해 하였던 것 같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혜정이 누나가 내게 소포를 보내왔다.
소포래봤자 한 달치의 대예배, 대학부 주보, 1장의 선교신문이 고작이었지만, 난 그 소포를 제일 소중히 간직할 정도로 기뻐한다.
그 가운데 노을이의 디딤돌을 읽었다. 쓴 웃음으로
'난 지금 혼자가 되는 연습을 한다.'
난 군이란 문제 이전부터  이 연습에 골몰해 했다. 서정윤님의 홀로 서기란 문제로

난 지금 판결을 받았다. 하나님께 자숙하라는 명령이리라.
2년 6개월이란 유예기간으로...


출처 : 1995년 2월 11일 토요일 제자들(명성교회 대학부 주보)
(1994년 상병휴가를 나와서 대학부 주보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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